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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눔공간/달팽이 칼럼

[2012.12.14] 그냥 함께 머무는 것

 

 

 

 

그냥 함께 머무는 것

나는 최근 몇년 동안 청소년 사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피고 있다
그것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작년 10월 즈음에 있었던 모임 때문이다.
나는 나의 책 [흔적]을 나의 아들 시온. 그리고 그의 친구들 5명과 함께 읽기 시작했다.
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우리 집에서 모여서 한 장씩 읽고 토론을 한 것이다.
아이들은 모이기는 좋아했지만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데에는 서툴렀다.
대답이 거의 단답형이었다.

예? – 질문을 잘 못들었는데 꼭 대답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? 라는 의미…
물! – 좀 지루한데 물 좀 마시러 갔다 올게요.라는 통보
쉬~ – 많이 지루한데 화장실 좀 다녀 올게요.라는 통보

머리에 쥐가 나고
세포가 수분을 잃어 굳어 버리는 느낌.
모임이 끝나면 라면, 파스타, 삼겹살을 저녁으로 먹곤 했다.

그렇게 석달 동안 책모임을 한 후에 1박 2일 캠프를 했다.

부모님들도 초대했다.
부모님들은 짐승(?) 같은 아이들에게 편지를 읽어 주셨다.
나는 지난 19년 동안 어린이, 청소년 사역을 한 것보다 독서 모임을 하는 석달 동안이 더 힘들었다.
다시는 만나지 않으려고 했다.
하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 부담이 있었다.
갈등 속에서 애쓰는 아이들의 소식이 남일 같지 않았다.

그리고 6개월이 흘렀다.
여름 집회 차 지방에 방문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녔다.
2박 3일 동안 함께 먹고, 자고, 놀았다.
그래서 생각했다.
청소년 사역은
그냥 함께 머무는 거.

그. 런. 거.